앱에서 성인 콘텐츠는 어떻게 보나요? -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정책

부제: 안돼 돌아가

sns에서 아래 이미지를 봤다.

완전판 앱이 뭐지? 궁금해서 피너툰에 들어가봤다.

피너툰 홈페이지에서 apk 다운로드 파일을 제공하고 있었는데 안드로이드 전용 앱이라고 한다. 피너툰은 처음 본 플랫폼이어서 다른 플랫폼은 어떤지 찾아봤다.

레진 역시 안드로이드용 apk를 제공하고 있었다.

여기서 궁금증 2가지
1. 안드로이드 전용 앱이 왜 필요한걸까?
2. 앱스토어에 올리지 않고 apk 파일을 따로 제공하는 이유는?

1번은 위 이미지 속 레진의 설명에 따르면 성인 콘텐츠를 앱에서 제공하기 위함인듯하다. 왜 성인 콘텐츠를 기존 앱에서 제공할 수 없을까? 블로그 서비스인 포스타입의 FAQ에서 관련 내용을 발견했다.

부적절한 콘텐츠 - Play Console 고객센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정책에 의하면 앱 내에서 성인 콘텐츠 제공을 금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2번도 설명이 가능하다. 성인 콘텐츠가 노출되는 앱을 앱 스토어에 등록하면 정책 위반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apk 파일을 제공하는 것이다.

성인콘텐츠는 소규모 플랫폼들이 다음, 네이버와 같은 전연령을 대상으로 한 거대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였다.

이처럼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성인콘텐츠를 앱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앱을 제공하는 등 방법을 강구해야만 했던 것이다.

성인콘텐츠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는 앱에서 성인콘텐츠 검색을 못하기 때문에 결제와 감상이 불가한 것이고 리디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다.

따라서 사용자 여정은 다음과 같다.
웹에서 최초 성인인증-웹에서 검색 및 결제-웹에서 내 서재 다운로드(epup파일) 혹은 앱 구매목록에서 내 서재 다운로드

이렇게 우회 방법을 어떻게든 제시했는데 또 다른 이슈는 완결이 나지 않은 연재작이다. 완결작이나 단행본은 위의 과정대로 전권 결제 및 다운로드하면 문제가 없지만 연재작은 일 단위로 업데이트 되므로 위의 과정을 매번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 편을 결제하려면 아래와 같은 창이 뜬다.

독자 입장에서는 이미 한 편을 구매해서 앱에서 봤는데 왜 또 다시 최초 구매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인 것이다.

여기서 리디는 또 하나의 묘수를 제공한다. 바로 다음화 캐시결제 방법이다.

이 결제 방법은 성인콘텐츠에도 적용된다. 리디의 경우만 봐도 플랫폼들이 얼마나 성인콘텐츠에 진심인지 전해진다. 한 가지 의문점은 이미 충전된 캐시 결제로 앱 내 결제를 우회할 수 있다면 왜 다음화 결제만 가능한지이다. 연속결제를 유도하기 위해서 기능을 제한한 것일까? 나 같이 결말만 보고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한편 웹툰 플랫폼에 대한 또 다른 이슈가 떠올랐다. 바로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이다.
인앱결제 수수료 이슈의 요지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배포한 앱 내에서 디지털 재화 거래 시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ios는 이미 인앱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앱결제를 제공하지 않는 대표적인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웹에서 직접 결제해야 한다. (차기 구글 정책은 딥링크 제공도 금지) 또한 아이폰에서 네이버 시리즈 앱 이용 시 쿠키 1개를 120원에 구매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100원)

웹에서 시작한 플랫폼들이 완성도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 앱을 개발하고 앱 내 결제 시스템까지 구축해놓으니 인앱결제 수수료 폭탄을 맞은 셈이다.

이 정책에서 명목상 구글이 주장하는 것은 ‘개방성’이다. 안드로이드에서 타사 앱 마켓 설치를 개방하고 apk 파일을 통해 앱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이길 깜냥이 되면) 다른 앱 마켓에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니 참 어이가 없다. 이러한 구글 정책의 파장은 다시 첫 번째 이슈인 피너툰의 완전판 앱(apk 파일 제공)으로 회귀한다.

즉 완전판 apk 제공은 앱 내 성인콘텐츠 이용(현 정책)+인앱결제 수수료 문제(차기 정책)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해결방안인 것이다. 그나마도 ios는 apk 설치도 불가하고 수수료도 이미 부과중이니 ios앱은 버리고 간다는 전략이다.

여기까지 봤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의문은 '넷플릭스나 왓챠는 앱에서 성인콘텐츠 볼 때 괜찮았는데?'이다.

왓챠나 리디나 제공하는 콘텐츠의 유형은 다르지만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용자 경험은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앱 내 우회가 더욱 번거롭게 여겨진다. 과연 왓챠와 리디의 차이는 무엇일까?

알고 보니 웹툰 플랫폼뿐만 아니라 국내 OTT 서비스들도 같은 고충을 겪고 있었다.

결국 국내 OTT서비스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정기 이용료를 인상하고 인앱결제 수수료를 지급한 후에야 성인콘텐츠(뿐만 아니라 서비스 자체)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앞뒤가 다르니 앞서 설명한 구글과 애플의 앱 내 성인 콘텐츠 제공 금지 정책이 민망해 보일 정도다.

그래서 결론은? 앱 내 성인콘텐츠 이용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구글의 독과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변이 없다면 올해 안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도 인앱결제 수수료 부과 정책이 시행될 것이다. 국내 OTT 서비스들의 가격 인상 시점과 대응 방법에 주목하자. (가령 티빙은 올해 1월부터 월 이용료를 5900원에서 7900원으로 인상했으나 네이버멤버십과 극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어 네이버멤버십 이용료인 월 4900원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