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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흔적9

먹는다는 것의 의미: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 작성일자: 2019.06.06 (4th grade) 먹방 전성시대와 나의 작은 숲, 1. 대한민국은 먹방 열풍중 현재 대한민국 방송계는 먹는 방송, 이른바 ‘먹방’ 이 대세가 된지 오래이다. 아프리카 TV라는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처음 등장한 먹방 콘텐츠는 유튜브, 케이블 방송을 거쳐 공중파 방송에서도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전국의 맛집을 소개하거나 음식을 주제로 한 요리 프로그램은 시청자와 제작자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아왔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이 먹방은 기존의 요리 콘텐츠와 본질적인 주제가 다르다. 바로 먹는 행위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방송에서의 전통적인 먹방은 많은 양의 음식을 혼자서 한 번에 모두 먹어 치우는 형식이었다. 과거로 치면 푸드 파이터로 불려질 만.. 2021. 6. 1.
순간과 영원 사이: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 작성일자: 2016.12.02 (3rd grade) 1840년 중국의 아편전쟁 패전 이후 199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은 중국 문화권에 속하면서 동시에 중국에 흡수될 수 없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중국 대륙의 문화, 홍콩 자국의 문화, 영국과 여러 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는 홍콩은 동양도 서양도 아닌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홍콩은 식민과 반환을 거치며 오히려 독립적인 공간으로 거듭났고 제국주의나 중국의 사회주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 그래서 홍콩은 외지인들에게는 무한한 기회의 도시이자 현지인들에게는 고독한 무정형의 공간이다. 이는 홍콩인들의 독자적 정체성 형성에 의한 결과이다. 80년대 홍콩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이주해 온 대륙인들을 무시했다. 심지어 그들 자신이 외지인인 경우.. 2021. 5. 25.
한국 출판 문화의 미래 전망: 한강의 <채식주의자> 작성일자: 2016.10.03 (3rd grade)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2007년 출판된 세 편의 연작소설집이다. 그리고 10년 후 지금, 각종 대형서점뿐만 아니라 도서관에서도 책을 구하기가 힘든 베스트 셀러이다. 출간된 지 10년이나 지난 소설이 다시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제2의 노벨 문학상이라 불리는 맨부커 상을 수상하였기 때문이다. 출판사에서 저명한 상을 수상한 작품을 마케팅 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상이 외국의, 그것도 유럽 국가 중 영국에서 수상한 작품인 것이 의미가 있다. 채식주의자가 한국에서는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영국에서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국과 서양의 의식차이에 있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를 둘러싼 사람들과 그들의 욕망을 그리고 있다. 세 편의 소설.. 2021. 5. 18.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작성일자: 2015.12.03 (2nd grade) 잘 알지도 못하면서 쓴 해원과 선희의 이야기 현대에 들어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 한다’라는 데카르트의 근대적 명제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는 주체에 대한 의심인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 존재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와 연결되어 있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흔히 누군가의 “걔 어떤 사람이야?” 라는 물음에 쉽게 “조용한데 친해지면 좋은 애야” 라고 답하지만 누구도 ‘걔’의 진짜 모습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내가 아는 그 아이는 아마 다른 곳에서는 말이 많고 불친절할 수 있다. 존재들은 그 무엇도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고 다만 서로 다른 존재들에 의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 이런 측면에서 홍상수 감.. 2021. 5. 11.
중2병과 감성 사이: 곽재용 감독의 <엽기적인 그녀> 작성일자: 2015.11.13 (2nd grade) 곽재용 감독은 특유의 감수성으로 1990년대부터 2000년대를 관통하는 한국멜로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감독이다. 특히 그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최고인 감독이다. 곽재용 감독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라는 것이다. 다소 전형적으로 보이는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이야기 속 그들만의 정서를 살리면서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따라서 곽재용 감독은 한국 멜로영화계의 커다란 한 단계 도약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인터뷰에 의하면 그가 추구하는 영화는 지극히 감성적인 영화가 맞다. 그리고 관객들이 그의 영화에 대해 칭하는 고전적인 멜로 드라마도 역시 맞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그는 자신의 영화를.. 2021. 5. 4.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 웹툰 <죽음에 관하여> 작성일자: 2015.06.16 (2nd grade) 죽음에 관하여 삶과 죽음의 경계선, 그 곳엔 누가 있을까? "가는 길에 심심한데 네 이야기나 한번 듣지" comic.naver.com 가슴이 답답해지고 왠지 모르게 밤에 읽기가 무서운 웹툰이다. 왜? 왜 무서운가? 자신을 신이라 부르는 남자와 죽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믿지 않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슬퍼하는 사람, 분노하는 사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 신에게 왜 나에게 살 기회를 주지 않았냐고 분노하는 사람에게 신은 이렇게 말한다. “하루에도 30만명이 죽고 태어난다, 그만큼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어렵지도 쉽지도 않다. 죽음은 현실이다. 생각하려 하지 않으면 당신처럼 후회한다.. 2021. 4. 27.
인프피(infp)를 위한 추천도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인프피(라고 대변되는 성향)를 비하하는 의도가 없습니다. 다자이 오사무가 뭐길래? 인간실격을 읽게 된 이유는 진격의 거인 완결 이후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뒤적거렸던 라는 애니메이션에 다자이 오사무 캐릭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다자이 오사무가 인간실격의 저자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뜬금없이 애니메이션에 캐릭터로 등장하다니? 그리고 그 인간실격이 공포 만화로 유명한 이토 준지의 만화로도 발매되었다니? 아니 대체 다자이 오사무가 뉘시길래 이렇게 원소스 멀티유즈 될만큼 인기가 많은 건지 원작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근데 왜 인기가 많은지 알겠다. 이건 인프피를 위한 소설이다. MBTI 안 믿습니다 나는 MBTI를 믿지 않는다. 혈액형이나 사주처럼 유형명을 가려놓고 보면 이게 infp인지 infj인지 .. 2021. 4. 23.
청년들의 행복한 일자리 찾기: 최게바라 기획사 작성일자: 2015.05.22 (2nd grade) [인터뷰] ‘최게바라 기획사’ 최윤현 대표 - 미디어SR "최게바라 기획사는 어떤 일을 하십니까? 저희는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을 합니다!"[이진규 기자] 거창하게 ‘대표님’ 소리를 듣기보다 아직은 어디서나 친근한 ‘오빠’이기를 자처하는 실천형 www.mediasr.co.kr 최게바라 기획사를 알게 된 것은 페이스북에 또라이 양성소라는 그룹을 우연히 접하게 되어서부터입니다. 최게바라 기획사는 ‘참웨딩’, ‘남북청년토크’, ‘또라이 포럼’ ‘수요 집회’ 등을 기획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최게바라 기획사의 대표님은 문득 대한민국 사회에 가장 필요한 존재는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이러한 일들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게바라 기획사의 모토는 ‘어제 상.. 2021. 3. 19.
들어가는 글 전공: 문화콘텐츠학 모든 사람이 전공과 100% 일치하는 직무를 선택하지는 않지만 학부 전공을 통해 세계관을 형성하게 되고 결국 사고방식에 흔적을 남긴다는 글을 보았다. 그래서 학부 때 썼던 글들을 아카이빙 해 두고 앞으로 문화 산업과 콘텐츠에 대한 글도 작성해볼 예정. 2021.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