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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한 번 써봤다

래디쉬 써봤다

2021. 3. 21.

래디쉬

영미권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쉬를 써봤다.

이전에 기획자 데이먼님 유튜브에서 비즈니스 모델 분석으로 처음 알게 된 서비스이다.

기획자 데이먼 유튜브

 

서비스 구조잡기도 배웠으니까 한 번 써먹어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진심이 되어버렸다.

래디쉬 서비스 구조

- 노란색: 최소 기능 / 빨간색: 추가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본인 추가) / 녹색: 추가 고려사항의 의의

키워드로 하나씩 살펴보자.

웹소설 > 자체제작 > 데이터 기반 창작

래디쉬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전문 작가진이 집단으로 참여할 뿐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하여 스토리를 창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루 공급 횟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시장 테스트입니다. 그래야 계속 연재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모바일 캐주얼 게임업계에서 데이터 기반 창작하는 방식을 차용했어요. 일종의 퍼포먼스 마케팅 기법이죠. 예를 들어 테스트 차원에서 특정 소재 작품을 10편 정도로 잘게 쪼개 두 가지 버전으로 만들어봐요. 그리고 이를 소셜미디어(SNS)에 노출시킵니다. 그랬을 때 댓글, 좋아요 등의 반응, 매회 잔존율, 유료 잔존율을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럼 두 가지 버전 중 좀 더 인기 있는 스토리로 회차를 늘립니다.

출처: 영어 웹소설 플랫폼으로 일매출 1억 이승윤 래디쉬 대표 | ‘미드’ 만들듯 웹소설 쏟아내…美 사로잡았다

콘텐츠 유통이 아닌 제작 과정에서 데이터 분석(을 비롯한 ICT 기술)을 활용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64p) 그러나 콘텐츠 산업의 제작 과정은 제작 전 단계에 해당하는 '기획 과정-시청각적인 시공간을 촬영, 창조, 가공하는 제작 과정-이를 편집하는 제작 후 과정'으로 세분화,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하나의 기술이 이러한 전문적인 제작 과정 일체를 대체하기란 매우 어렵다.

(86p) 실제 방송 콘텐츠는 양적인 형태의 데이터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전체가 하나의 내러티브와 극적인 요소를 지닌 서사물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양적 방법론을 활용한 분석을 질적인 형태로 전환하여 관련 제작부서와 PD 등에게 조언할 수 있는 안건으로 전환해야만 했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빅데이터만 가지고는 실제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으며, 이를 해당 담론과 내러티브에 맞게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처: 『4차산업혁명이라는 거짓말』 손화철 외, 북바이북

정확히 말하면 래디쉬의 창작 방법은 여러 버전의 스토리를 준비해두고 테스트를 통해 검증하는 것이지만

최근 단어를 입력하면 문장을 만들어주는 등 직접적으로 창작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스토리 창작 시스템화에 있어 참고할 만하다.

내가 알고 있는 창작 사례 중에서는 게임 '노맨즈 스카이'의 절차적 생성 방식이 있다. 물론 노맨즈 스카이가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언젠가는 인공지능도 맥락과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절차적 생성이란 일정한 기준 하에 공식을 마련한 다음, 어떤 값을 넣으면 공식에 맞춰 결과값을 생성하는 개발 방식을 말한다. 

이는 용량 제한이 심하던 1980년에서 90년대에 대규모 스케일을 구현하기 위해 택했던 방법이다. 생성 공식 몇 줄과 결과를 만들기 위한 ‘틀’ 격인 기본 데이터만 넣으면 되기 때문에 단 몇백 킬로바이트(KB)의 용량으로도 수백 개의 지역과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대중적인 예로는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서 들어갈 때마다 맵이 매번 달라지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노 맨즈 스카이’에서는 행성 제작에 절차적 생성 기법이 쓰였다. 행성에 무작위로 고유값을 부여하면 그에 맞게 지형, 광물, 그리고 사는 생물들을 그때그때 조합해 만들어내는 것이다. 1800경도 사실 존재하는 행성 숫자라기보다는 이렇게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라 보는 것이 정확하리라.


출처: 20년 전에 나왔으면 ‘혁명’이었을 게임, 노 맨즈 스카이

채팅소설 > 인터랙티브 무비

래디쉬는 채팅 형식의 소설도 제공하고 있는데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인터랙티브 방식으로도 확장 가능하지 않을까 상상해보았다.

게임/영화의 한 종류로 인터랙티브 필름, 인터랙티브 시네마, 인터랙티브 드라마라고도 하며 흔히 과거 어드벤처 게임 장르에서 자주 보였던 방식으로 끊김없는 풀 모션 비디오를 사용하며 특정 상황에서 특정 버튼이나 커맨드를 입력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영상들을 뜻한다.

출처: 인터랙티브 무비

독자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바뀌는 방식으로. 실제로 게임의 경우 모든 엔딩(+히든 엔딩)을 보기위해 n회차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소설에 적용하면 중복 과금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언틸던'
넷플릭스 '밴더스내치'

채팅소설 > 보이스드라마

보이스드라마는 한국에서는 아직 웹툰, 웹소설보다 낯선 분야이기는 한데 그래서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음성, 음악, 효과음 등 청각적 요소만을 사용하여 구성한 드라마.

주로 만화,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원작이 있는 것을 드라마 CD화한 경우가 많으나 오리지널인 작품도 많이 있다. 극히 드물게 드라마 CD가 먼저 만들어진 후 애니메이션 및 게임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드라마 CD 배역과 애니메이션 배역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


(중략) 특히 점프 만화 등 소년만화 계열보다는 하나토유메 등 순정만화 계열의 작품에서 드라마 CD가 많이 만들어졌다. 소년만화가 인지도를 얻을 경우 애니화로 넘어간다면 순정만화는 그 사이에 드라마 CD화가 있는 느낌.

출처: 드라마 CD

중국 성우시장 성장 배경: 중국 드라마는 90% 이상이 후시녹음으로 더빙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배우들의 발음 때문이다. 지방에서 온 배우들이 보통화를 구사하지 못해서 전문 성우들이 더빙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제작 배경으로 인해 교육 표준화가 진행된 최근까지도 더빙이 절대적이다.

보통 드라마화나 애니화가 되기 전 팬들의 요청에 의해 보이스 드라마가 먼저 출시되곤 한다. 그래서 보이스 드라마 성우가 애니메이션 성우를 맡게 되는 경우도 많다. 언어를 100% 이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각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섬세한 감정 전달이 매력 포인트이다.

중국 오디오 드라마 플랫폼 '마오얼'

보이스드라마를 전문적으로 제공하지 않더라도 이화진 윌라 사업부장의 말처럼 오디오화를 염두에 둔 창작 기획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전략이 확 바뀌었다많은 작품을 공급한다기 보다 오리지널 중심으로 가고 있다윌라도 그러한 방향을 보고 있을까?
아니다. 완전히 다를 거다. 넷플릭스는 세계적인 거대 자본이 투여가 되는 거다. 당연히 그 수준에는 못 미치는 거고. 오디오북은 태생 자체가 책이라는 베이스를 깔고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출판사에서 만드는 책의 수량을 뛰어넘는 기획은 못할 거다.

다만, 저희가 (오디오북에 맞는 형태의) 콘텐츠를 기획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출판사들도 처음 기획을 할 때부터 오디오북을 염두에 둔 기획방향을 잡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거다. 그렇게 되면 콘텐츠가 굉장히 선순환 구조를 이루게 되는 거다.

출처: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는 어떻게 250억원 투자를 받았나

마케팅 > 덕후 문화

장르문학을 중심으로 발전한 웹소설 분야는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따라서 덕후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의 생태계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달글
어떤 작품이 발간되거나 방영될 때, 실시간으로 감상 내용을 적는 행위를 달(리는)글이라고 표현하는데 플랫폼 내 리뷰나 댓글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운영자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커뮤니티를 흡수하면 가장 좋겠지만 마케팅 관점에서 별도의 커뮤니티가 공존함을 인식해야 할 것.

이미지로 공유 / 화면 캡쳐
그리고 이렇게 달글을 작성할 때 자주 사용되는 것이 리디의 이미지로 멋지게 공유 기능이다. 실제로 이 기능을 만든 배경도 이미지 기반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기 적합한 포맷을 제공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국내 서비스들은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화면 캡쳐를 막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 이미지로 공유 기능이 저작권 보호와 홍보 사이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이미지로 멋지게 형광펜 공유하기

# Overview ## 바야흐로 공유의 시대 집에서 컴퓨터만 쓰던 시절을 지나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사시사철 온라인이 가능해짐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 콘텐츠를 공유할

www.jihyeleee.com

2차 창작물
2차 창작물은 원작 인기의 척도이자 IP 확장의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고, 바이럴 효과 등 팬덤 문화를 지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소위 '영업한다, 영업 당한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체적인 바이럴 효과가 강력하다. 따라서 2차 창작물의 활성화 정도로 해당 콘텐츠의 존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웹소설 '마도조사'의 동인곡 목록. 동인곡은 개인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음악으로 인디 음악의 일종이다.

마케팅 > 바이럴

'책끝을 접다'의 경우 영상, 카드뉴스와 자체 제작 웹툰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바이럴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래디쉬는 오리지널 작품을 확보해 나가는 단계로, 점차 마케팅 수단을 활용한 내-외부간 유입과 순환이 필요하다.

'책끝을 접다' 1boon 페이지
'책끝을 접다' 영상. 짧은 포멧으로 특히 유튜브 광고에 적합하다.

UI / UX 분석

퍼블리 저자 김수정님의 좋은 글을 먼저 읽어버려서 분석기준으로 갈음한다.

  • 첫 화면
  • 편의기능
  • 핵심 서비스
  • 유저 인게이지먼트
  • 결제 정책
 

[직접 써봤다!] 열성 팬을 만드는 래디쉬의 UI

750억 원 투자받은 이 콘텐츠 기업 / 래디쉬, 웹소설계의 넷플릭스 만든다 / 편리하면서 충성도도 높이는 그런 UI 없나? / 비즈니스 인사이트 요약

publy.co

작가님의 브런치에 요약하신 글도 있다.

 

[요약] 750억 투자받은 콘텐츠 플랫폼, 래디시

Publy  프리미엄 콘텐츠 소개 | 출근길에 카카오 페이지가 한 스타트업에 무려 322억을 투자한다는 기사를 보고, 이거 뭘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한 일이 래디시 이두행 CPO님과의 만남, 그리고

brunch.co.kr

총평
영미권 독자들은 어떤 글을 읽고 싶어할까?

래디쉬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품 중 하나인 <백만장자의 대리모> 를 읽어보았다. 가족의 병원비를 위해 백만장자와 대리모 계약을 맺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 매운맛 이야기이다.. 나는 대리모라는 이슈를 자기결정권, 윤리적 관점에서만 생각해봤는데 미국에서는 훨씬 더 일상적인 것 같다.

래디쉬에서 제공 중인 장르나 콘텐츠들을 살펴보니 전반적으로 수위가 높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고수위의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어서 '애들은 가라'와 같은 이미지이기도 하다. 저수위는 어쭙잖은 이야기 취급받지 않을까 싶은..

실사 이미지이기 때문에 더욱 체감 수위가 높다. 묶여 있는 분들도 계시다..

물론 아직 서비스 초반이기는 하지만 국내(그 외 해외) 작가들도 진출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희망한다. 넷플릭스도 국내 콘텐츠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언어나 문화의 장벽은 이제 옛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25일, 국내 시청자를 대상으로 로드쇼를 열고 “올해 한국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에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했죠. 넷플릭스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에서 콘텐츠 제작에 쓴 돈이 7700억원이라는데요, 올 한 해에만 지난 5년에 필적할 돈을 쓰겠다는 이야기죠.

(중략) 넷플릭스가 이날 꺼낸 메시지를 잘 들여다보면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돈을, 그것도 많이 쓴다
  • 넷플릭스에서만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있다,
  • 한국의 콘텐츠가 한국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먹힌다

넷플릭스가 바보가 아닌 이상 큰 돈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겠죠. 복합적입니다. 한국이 그만한 매출을 내는 시장이기도 하고, 또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가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도 먹힌다는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승리호’는 90여개 국가에서 ‘오늘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0’안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물론, ‘기생충’ 같은 한국영화가 국위선양을 했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돌인 블랙핑크의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얻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겠죠.

“인간수업은 사실 스토리나 아이템적으로만 보자면 곡해의 여지가 굉장히 많은 아이템이다. 제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넷플릭스랑의 첫번째 미팅이다. 아직도 그 미팅을 잊을 수가 없는데, 저희랑 만났을때 넷플릭스에서 처음 한 질문이 “이거 왜 하세요? 무엇을 얘기하고 싶으세요?”였다. 그 자리에서부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걸 얘기를 많이 했고, 그 대화가 끝까지 시청자들한테 전달이 잘 되도록 같이 노력해줬다.” – 윤신애 대표

출처: 넷플릭스가 넷플릭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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