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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20 결산

2020. 12. 31.

나는 후회를 잘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내 희망사항인지도 모르겠다. 나의 실수와 부족함을 애써 외면하면서 누군가 결점을 건드리면 어린애처럼 짜증냈다.

올해는 아주 조금 나아졌나?

컨디션이 안 좋음을 인지할 수 있었고 매일 매일 같은 아웃풋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하루종일 컴퓨터를 붙잡고 있어도 ppt 한 쪽도 못 채운 날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지금의 공백은 더 나아가기 위한 쉼이라고 손가락발가락을 오그라트리면서 스스로를 어르고 달랬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날 챙겨주나 하는 마음으로.

진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시작한 독서+필사가 62권이다.

퇴사하고 열흘이 지난 후 시작했다

결산 겸 이미지로 만들어서 친구들한테 공유도 했다. 실물로 인쇄해서 연하장처럼 돌려도 좋은 경험일 것 같다.

우연히 발견한 최애 철학자 칸트. 글자도 머리에 안 들어오던 때에 내용도 쉽지 않아서 아주 오래 읽었다. 이 책이 칸트 교양서 중에는 제일 좋았다. 어떻게든 인간의 쓸모를 증명해내야 하는 이 시대에 인간을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

꼭 의지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구절이 좋았다. 세상=나 이므로 결국 이 세계를 깨고 나와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관계는 멋지지만 사르트르 같은 인간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그 관계는 보부아르 덕분에 유지된거라고..

나를 이루는 것이 정말 나인지 의심이 될 때가 있다. 스스로를 의심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건 너무 힘든일이다.

아가미는 마음에 쏙 드는 책은 아니지만 좋은 구절은 있었다.

무릎을 탁 치면서 읽은 책. 너무 너무 공감되고 누구든 다 공감할 것 같다. 전사도 아니고 혁명가도 아니고 그냥 여자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블로그 연재 소설은 처음인데 너무 좋은 소설이다. 제목처럼 이렇게 끝나버릴까봐 조마조마하다.

할말하않. 이 소설은 예전에 2016년인가 2018년인가 어딘가에서 읽었는데 반가웠다. 근데 남일같지 않다.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비교하지 말고 조급하지 말고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흔들리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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