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션으로 포트폴리오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 (지금도 그런지?) 노션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나도 한 번 만들어보았는데 영 석연치 않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포트폴리오는 이력서가 아니다
우선 포트폴리오에 기조식 경력기술서가 들어가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별첨 방식으로 마지막에 추가할 수는 있겠지만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는 별도의 파일로 분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는 육하원칙이 담겨야 한다. 그래서 이미지를 곁들인 자기소개서에 더 가깝다. 반면 이력서는 변형, 가공할 수 없는 신상정보와 경력정보를 담는다. 여기에 경력기술서가 추가되면 서술이 들어가기 때문에 애매해지는데 정확한 R&R과 정량적 성과를 기입하는 것이 원칙이다.(나만의 기준을 명확히 세운 것일 뿐 정답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포트폴리오는 정량적 정보가 아닌 사고의 흐름, 논리적 인과 관계를 스토리텔링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노션 포트폴리오는 퍼스널 브랜딩에 적절하다
노션은 웹 페이지 스크롤 다운 방식이다. 따라서 PC에서 웹 브라우저로 보는 것에 가장 최적화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텍스트 기반의 스토리텔링이 용이한데 마케터 홍슬기님의 포트폴리오가 좋은 예시이다.
홍슬기님은 <조직 밖에서 새로운 일을 찾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홍슬기님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일하는 나'에 대한 정의로 시작한다.
이처럼 노션 포트폴리오는 컨셉 혹은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에 대한 정보를 종(縱)형으로 보여주기 적절한 방식이다. 따라서 퍼스널 브랜딩과 자기 PR이 중요한 프리랜서에게 더욱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서는 횡(橫)형이다
한편 서비스 기획자는 포트폴리오에서 문제 해결 과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사고의 흐름이나 논리적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이전/다음페이지로 왔다갔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션은 종(縱)형으로 페이지가 구성되어 있으며 페이지를 기준으로 내용을 구분하지 않는다. 문제 해결 과정을 노션에 표현한다면 한 페이지에 여러 내용을 담게 되어 스크롤을 내리고 올려야 하는 수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블로그에 글을 쓴다면 문제 해결 과정을 종(縱)형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있겠지만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문제 해결 과정이라는게 주관적이기 때문에 독자를 배려하고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 페이지씩 흐름을 끊어 주는 것이 좋다.
노션, 아직 너무 이르다
아직까지 웹 페이지 기반의 포트폴리오는 활성화되지 않았다. (개발자의 깃허브는 또 다른 이야기이지만) 기업에서는 아직도 출력물을 기반으로 심사,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면접관들에게 한 부씩 배부하여 면접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모든 면접관이 아이패드나 노트북을 상시 준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실물 파일이 관리하기에 더 용이하다. 파일명에 지원 분야와 이름을 명시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식별할 수 있다. 반면 노션 링크를 공유받았다고 생각해보면 '...이게 뭔데' 되는 것이다. 별도로 링크를 추가할 수 있는 란이 없다면 PDF 파일을 첨부하여 인사담당자를 배려하자.
그래도 노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다면...
일단 노션 포트폴리오는 텍스트(완성된 글) 기반임을 인식하고 관심있는 기업의 기술 블로그를 참고하면 좋다. 아래는 내가 좋아하는 리디의 기술 블로그인데 문제 해결 과정을 가독성 좋게 서술하였다. (그래도 사람인지라 이미지 위주로 읽게 된다.) 노션에서 갤러리 뷰 방식을 적용하면 레이아웃도 얼추 흉내낼 수 있다.
기획자의 포트폴리오 만들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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